한글날 유래 ‘가갸날’ 알고 계신지요?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문자다. 백성의 삶을 편안하게 하려는 애민정신의 목적을 갖고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만든,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유일한 문자다.

그 훌륭한 문자를 갖게 된 날, 한글날을 기념하는 원래 이름이 ‘가갸날'(한글을 처음 만든 날)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가갸날이 처음 제정된 1926년 11월 4일이 ‘가갸날’이었다고 전해진다. 훈민정음이라는 책이 탄생된 때가 1446년 한글학회 전신인 조선어연구회가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인 29일을 한글을 기념하는 날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1931년 무렵, 많은 사람들이 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글이 반포된 1446년 음력 9월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니 1931년 10월 29일이 한글날이 됐다. 이후 정확한 양력 환산법을 적용, 1934년부터 하루 앞당겨 10월 28일을 한글날로 기리게 됐다.

그런데 1940년 7월 경상북도 안동에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훈민정음 원본(해례본)이 발견됐다. 그 책의 기록에 9월 상한이 나오는데, 상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바꾸면 10월 9일이 된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는 광복 후 1946년부터 현재까지 10월 9일을 한글날로 삼고 있다.

문득 ‘가갸날에 대하여’라는 만해 한용운의 시(詩)가 떠오른다.

아아 가갸날
참되고 어질고 아름다워요
축일(祝日), 제일(祭日)
데이·시이즌 이 위에
가갸날이 났어요, 가갸날
끝없는 바다에 쑥 솟아오르는 해처럼
힘 있고 뚜렷한 가갸날

데이보다 읽기 좋고 시이즌보다 알기 쉬워요
입으로 젖꼭지를 물고 손으로 다른 젖꼭지를 만지는
어여뿐 아기도 일러줄 수 있어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계집 사내도 가르쳐 줄 수 있어요
가갸로 말을 하고 글을 쓰셔요
혀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에 꽃이 피어요

그 속엔 우리의 향기로운 목숨이 살아 움직입니다
그 속엔 낯익은 사랑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감겨 있어요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여요
검이여 가갸날로 검의 가장 좋은 날을 삼아 주세요
온 누리의 모든 사람으로 가갸날을 노래하게 하여 주세요
가갸날, 오오 가갸날

관련기사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