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숙 컴퓨터 강사, “소통 아니면 소외…정부·지자체 전폭 지원해야”

양평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들어 온 뒤 초중고 학생은 물론, 어르신들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박진숙 강사. 그는 “현대사회는 지식 정보화 사회다. 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정보 습득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보 접근성과 활용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격차위원회(Digital Divide Council)에 따르면, 정보격차는 ‘현대 정보통신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과 접근할 수 없는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다. 정보 격차의 원인에는 교육, 소득, 지리적 제한, 동기부여 및 일반 관심, 디지털 사용 능력 등이 포함된다.

박진숙 강사는 이 같은 개인 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오랜 기간 컴퓨터를 가르쳤다. 2001년 컴퓨터학원 강사로 시작했지만, 2006년 용인 구성고등학교 특수 학급 학생들을 시작으로 5세 어린아이부터 89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2011년 양평으로 이사 온 첫해 겨울, 강상초를 시작으로 강하초, 세월초, 양동초, 양수초, 지평중, 지평고, 양평고, 청운고 등 초중고 학생들과 방과 후 수업을 진행했다. 이외도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해 양평군노인복지관에서 2년 동안 무료로 정보화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양평장애인복지관에서 가르치고 있다.

‘밝은이 샘’으로 더 많이 불린다는 컴퓨터 강사 박진숙,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장애인과 시니어, 소외 계층에게 정보화 시대 컴퓨터란?
A. 특별히 장애인, 시니어, 소외계층를 구분하기보다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컴퓨터라고 생각합니다. 정보화시대의 컴퓨터란 소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장애인과 시니어 등 이른바 소외계층에 컴퓨터가 필수인 이유는?
A. 현대사회는 지식정보사회입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정보 습득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보 접근 가능성과 활용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정보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됩니다.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장애인과 시니어 등 소외계층에 컴퓨터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들은 반복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기기를 통해 정보에 접근, 활용하도록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는 박진숙 강사.

​Q. 우문(愚問)이지만, 장애인이나 시니어들이 컴퓨터를 배우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A. 많은 정보와 미디어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가 만들어지는 인터넷 공간에서 무엇인 가짜이고 진짜인지 스스로 분별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정보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정보의 출처를 확인해야 합니다.

작성자가 누구인지, 만든 날짜와 장소는 어디인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다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배우면 정보의 의도 파악, 진실검증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 판단, 영상에 대한 비판적 수용 등 스스로 분별할 힘이 생깁니다.​

Q. 양평군장애인복지관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죠. 그들과 함께 그리는 꿈이 있나요?
A. ‘사람이 소중한 세상, 나눔이 풍성한 세상,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물은 어떤 모양이라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강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소중합니다. ‘장애’라는 두 글자를 먼저 보지 말고 사람을 봐야 합니다. 제가 하는 모든 수업은 개별화 과정으로 각 개인에게 맞게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장애인과 시니어 등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화 교육이 절실한데, 정부와 지자체는 그다지 관심이 크지 않은 듯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A. 수업 시간에 배웠지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방금 전 배웠는데 다시 또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반복적인 수업의 연속입니다. 계속 되풀이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조금씩 성장하며 나아가는 학생들을 봅니다. 어렵다고 생각하던 컴퓨터와 모바일기기를 다루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가며 눈빛이 반짝거립니다. 재미있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봅니다.

소통하지 않으면 소외됩니다. 정보화 교육은 세상과의 소통이며, 이웃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장애와 상관없이 타자 연습을 하며 서로 소통하고 있는 70대와 40대, 20대의 미소를 봅니다. 정보화시대 정보화 교육은 계속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낙후된 기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등 좀 더 전폭적인 지원과 후원이 필요합니다.

김수연 기자
김수연 기자
물 맑은 양평에 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내가 대견스럽습니다. 잘하지 못 해도 평소에 하고 싶어 하던 시니어 기자를 하고 ,내가 속해있는 자리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기쁨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바라던 그곳에 서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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