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래를 부르는 조수자 어르신. 사진=조아란
조수자 어르신이 쓴 성경 노트. 사진=조아란
어르신이 직접 쓴 노트. 사진=조아란

배우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성경을 두 번이나 필사한 어르신이 있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에 사는 조수자(82) 어르신은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던 시대에 태어났다. 당시, 여성은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고 차별 당했다.

조수자 어르신은 해방 후 제대로 못한 공부의 한을 지금까지 풀지 못했다. 어르신은 글씨 공부를 위해 언젠가부터 이면지에 성경을 옮겨 적기 시작했다.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성경을 두 차례나 필사했다.

조수자 어르신은 기자 앞에 성경을 필사한 20권의 노트를 꺼내 보이면서, “요즘엔 자녀들이 사다 준 문구로 제대로 된 글씨 공부를 한다”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조수자 어르신은 경북 영양군 심심산골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부르던 노래를 지금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노랫가락은 해학적인 재미와 알맞은 비유로 듣기 편안했다.

시대의 아픔을 지고 사는 어르신의 회한을 들으면서 풍요로운 현재는 조수자 어르신 같은 윗세대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결과란 사실을 새삼 느꼈다.

다음은 조수자 어르신이 기억하고 있는 노래 가사다.

한 푼 두 푼 돈나물
매끈매끈 기름나물
어영꾸부렁 활나물
동동 말아 고비나물
칭칭 감아 감돌래
줄까 말까 달래나물
잡아 뜯어 꽃다지
쑥쑥 뽑아 나생이
안주나 보게 도라지
시집살이 씀바귀
입맞추어 쪽나물
잔칫집에 취나물
꼬불꼬불 고사리
이 산 저 산 넘나물
말랑말랑 말냉이
배가 아파 배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돈 나와라 돈나물
못 입겠네 옻나무
도미솔도 미나리
저축해라 은행나무
곤히 잠든 곤드레
빨주노초 단풍나무
씨름씨름 시금치
늙고 늙어 고목나무
감사감사 감나물
파마머리 고사리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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