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상면 송학리. 이곳엔 매주 금요일 오후, 이상진 화백의 재능 기부로 수묵화를 배우는 사람들이 모인다. 이 모임은 5~6명으로 시작, 알음알음 지금은 20여 명의 회원이 함께 수묵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이 모임의 중심에는 이상진 화백이 있다. “강의 그림자 색은 산하를 받아들이는 색이며 거짓이 없다”고 설명하는 그는, “수묵화가 단순히 검은색만 담는 것 같지만, 먹 하나로 빛과 깊이 등 내면 세계를 10여 가지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의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색을 좋아한다”는 이상진 화백은, 80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부터 자신의 화실까지 내어주곤 송학리 마을 주민들에게 수묵화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며 재능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회원들은 “젊어서는 살기에 바빠 나를 돌볼 틈이 없었는데,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과 자신을 향상시킬 기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선생님께서 장소까지 내어주시며 재능 기부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림뿐 아니라 야유회도 함께 가고 황톳길도 걷는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청춘을 보냈지만 이제는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이자 취미를 함께하는 동료가 됐다. “금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시간이 됐다”며 회원들은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