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나이에도 현역으로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대니 리 대표. 사진=이종철
43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니 리 대표의 ‘비지비'(부지런한 벌) 세탁소. 사진=이종철

미국 캘리포니아 LA 코리아 타운에서 북쪽, 5번 고속도로를 타고 48km를 달리면 ‘발렌시아’라는 동네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90세가 넘도록 세탁소를 운영하는 대니 리(92, 한국명 이극래) 대표를 만났다. 92세 나이에 세탁소를 운영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특히, 한 곳에서 43년 째 사업을 유지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니 리 대표는 83세 부인과 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바쁠 때는 종업원을 3명까지 둔 적이 있다. 지금은 부부의 힘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규모를 줄였다. 워낙 건강하고 부지런한 부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게를 지키며 손님을 맞이한다.

오랜 시간 영업하다보니 세탁소 뒤에 있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성장해 결혼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드레스나 정장을 고쳐 입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돼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다음은 대니 리 대표와 일문일답.

Q. 세탁소를 언제부터 운영하셨나요?

A. 1981년입니다. 당시 나는 군수업체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비지니스를 하고 싶어 하던 아내가 가게를 얻어 옷수선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에 아내 혼자 시작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아내가 옷 수선 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손님이 “은행에 근무하는데 필요하면 찾아오라”고 하더랍니다. 마침 옆 점포가 비었고, 아내는 세탁소를 운영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 고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은행원을 찾아갔더니 지점장이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그래서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담보도 없이 5000달러를 빌려주더랍니다. 아마 옷 수선 하는걸 보니까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탁소가 잘 돼 1년 안에 돈을 다 갚을 수 있었죠. 아내와 나는 천사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Q. 현재 연세가 92세라고 하셨는데 건강을 유지하신 비결은 무엇인가요.

A. 그렇지 않아도 몇 달 전에 운전면허 유효기간이 지나 사험을 봤는데, 두번 낙방하고 세번째 합격했어요. 한 때는 골프를 쳤지만 소량의 식사를 자주 하고 오랜시간 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편입니다. 혈압약과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는데, 나는 아직도 50대쯤 된 것 같아요. 정기검진 때마다 지금의 건강상태를 보고 의사가 놀랍다고 합니다.

Q. 앞으로 세탁소는 언제까지 운영하실 계획인가요?

A. 글쎄요. 아직까지 언제 끝낼 지는 정하지 못했어요. 우리 가족은 천사가 시작하게 해 준 가게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의지대로 그만 두긴 어려울 것 같고, 언젠가 뚜렷한 계기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무엇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게 될 겁니다.

Q. 새해를 맞이해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A. 특별한 계획은 없고 오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맞이하는 것과 옷 수선도, 옷 세탁도 정성껏 해 드리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