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종교가 뿌리 내리고 정착하기까지 수많은 박해와 핍박의 역사가 존재한다. 삼국시대 불교가 그랬고, 조선시대는 천주교가 많은 고난을 겪엇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천주교는 곳곳에 핍박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양평군 양근성지도 당시 수난의 세월을 짐작케 한다.
양근성지는 신유박해 이전 천주교 도입기에 천진암 강학회를 주도했던 녹암 권철신(암브로시오), 이암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조선시대 관동대로로 불렸던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양강섬 물소리 길이 있다. 오빈역에서 양강섬으로 들어오는 그곳, 참형을 당한 천주교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곳이 양근성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자인 이승훈 베드로. 1784년 청나라 북경에서 예수회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양근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신앙공동체를 형성, 성직자 영입에 적극 참여하다 붙잡혀 양강섬, 오밋다리 부근 백사장 아래서 목이 잘리는 참수형을 당했다. 그리고 그의 시신이 내버려졌던 곳.
이 땅에 천주교가 자리잡기까지 희생으로 종교의 신념을 지켰던 수많은 순교자들이 있다. 권철신, 권일신 형제는 비록 순교자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신앙심에 있어선 훗날 배교해 유배를 떠간 정약전, 정약용 형제보다도 더 두터웠다고 전해진다.
고려사에 양근현으로 기록된 천주교의 요람, 양근성지가 바로 그곳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