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읍 주민 김학중 씨. 본지 사진 요청에 5년 전부터 일하는 '양평군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승합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김학중
새벽마다 청소하느라 여념 없는 김학중 씨. 사진=김수연
아침마다 쓰레받기 한 가득 쓰레기가 나온다. 사진=김학중

매일, 그것도 30년 넘게 시장골목을 자발적으로 청소하는 주민이 있다. 평소 출퇴근하면서 매일 한결 같이 홀로 시장골목을 청소하는 주민이 눈에 띄였다. 누굴까? 어떤 사연이 있지 않을까? 기자의 사명감 이전, 같은 주민으로서 그가 누군지, 왜 청소를 하는지 궁금했다.

주인공은 양평읍에 거주하는 김학중(59) 씨. 그는 대수롭지 않게 30여 년째 청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친이 매일 하침 행하시던 청소를 아들이 대신 맡고 있단다. 부친은 연로한 탓에 나설 수 없으니, 아들인 본인이 대신 청소한다고 했다.

김학중 씨의 사연이 더욱 궁금했다. 다음은 김학중 씨와의 일문일답.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양평이 고향인 아버지께서 시장 안에 오래 전부터 2층 짜리 건물을 갖고 계셨어요. 제가 군복무를 마친 후 1992년 음식점을 열었습니다. 식구들이 모두 합세해 20년 가량 운영했지요. 그러다 가게를 임대하고, 2010년부터 양평군청 산림과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에서 9년 근무했습니다.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은 2인 1조로, 소나무 재선충병과 12개 읍면 벚나무 가로수, 산불방지 등 주로 산에 있는 나무들을 돌보는 일을 해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죽어가는 나무, 살릴만한 나무는 수액도 놓아주고, 겨울철엔 추위에 약한 나무들은 볏짚 등으로 옷을 입혀 월동준비도 하죠. 이후 몇 번이고 돌아가 괜찮은지 살펴봅니다. 산불이 날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자연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그만둘 때까지 천직이라 여기고 늘 감사한 생활이었죠.

산불이 나면 정말 아찔하죠. 산꼭대기서 불이 났을 때는 헬리콥터로 물을 나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해 방제단원들이 등짐 펌프를 지고 불이 다 꺼질 때까지 몇 번이고 오르내리기도 했지요. 힘들어 몇 번이고 그만둘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도, 나름 우리 지역을 생각하고, 지역 삼림 보존에 나서는 일원이다 생각하면, 등에 날개 돋친 듯 힘이 났습니다.

담배 피우시는 분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산에 오르실 때는 꼭 작은 봉투를 준비해 산에 올라 피운 담배꽁초 불씨를 완전히 비벼 끄시고, 준비한 봉투에 담배 재부터 꽁초까지 남김없이 담아 내려오셨으면 합니다. 산불 나는 이유가 대부분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이기 때문입니다.

방제단을 그만두고, 5년 전 ‘양평군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생겨 그곳에 취직해 현재까지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그렇고, 주위에 부모님처럼 연세 많으신 분들이나, 몸에 장애가 있어 이용하는 분들을 태우고 모셔다 드리는 일이니까 너무 좋습니다. 그분들이 고마워하는 모습들을 볼 때는 제 적성과도 맞는 것 같아 지금 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학중 씨는 다소 장황하게 느껴질 정도로 본인 소개를 아끼지 않았다. 듣고 있자니, 본인 이력에 대한 자랑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이었다. 독자들께 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Q. 언제부터 시장골목을 청소하셨나요?

A.​ 이미 30년이 넘었습니다. 원래 아버님께서 식당을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세를 주고 있지만, 청소만큼은 계속 하셨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청소를 하시니까 저도 처음엔 도와드리다가 이젠 출근 전 시장골목에 와서 청소부터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Q. 앞으로도 계속 청소하실 건가요?

​A. 건강이 허락하고, 뒷골목에 쓰레기 버리는 분들이 없어질 때까지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Q. 매일 청소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텐데.

A. 시장 상인들이 제발 양심을 버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시장통이라고 분리수거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날짜에 맞지 않게 쓰레기 봉투를 내다버릴 때는 제가 바라는 시민상과는 너무 동떨어져 은근히 화도 나고 속이 상합니다. 그리고 골목길을 지나는 행인들도 자신이 마시던 커피컵, 플라스틱 병이나 빵 봉지 등은 본인이 가져가서 집에서 처리하길 바랍니다.

국가는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고 하는데, 사람들 의식이 본인이 발생시킨 쓰레기조차 깨끗이 처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선진국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새벽 골목 안에 어지러져 있는 담배꽁초, 휴지, 토사물 등 모두 치우기는 하지만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습니다.

​Q. 양평읍에 바라는 점은?

A. ​시장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군이나, 읍이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사업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일례로 일방통행인 시장 뒷골목에 보도블록 대신 깔아 놓은 아스콘이 깨지고 부서져 통행하는 분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군이나 읍에서 나와 살펴보시고, 신경을 조금이나마 써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시장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신속하게 보수공사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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