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란 작가는 3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 70대 초반에 이른 그의 어린 시절, 사회는 그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의 응원과 지원 덕분에 그림을 그리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초대 서예 작가인 아버지의 영향은 권석란 작가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
권석란 작가는 남편의 발령으로 제주도 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곳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자극받은 그의 예술적 감각은 붓을 들게 만들었다. 당시 그는 30대 초반이었고, 제주도에서 2년을 살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 대학원에 입학,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열정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권석란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리움과 설렘을 표현하고자 한다. 권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그리움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갖은 양념을 얹어서 맛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마음에 드는 표현이 되도록 붓과 나이프 등으로 농 익혀 비벼봅니다”라고 전한다.
권석란 작가는 “좋은 사람을 가슴에 담아 놓듯, 나의 그림도 누군가의 가슴에 담기는 작품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며, “그림은 어떤 영혼이 푹 빠지는 느낌이었고, 유화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석란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가님의 그림은 어떤 그림인가요?
A. 유화로 시작한 그림들은 풍경과 정물 또는 건물들을 소재로 했습니다 .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스며들 듯 하다 구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Q. 그림을 통한 지역 공동체와 교류는 있으신가요?
A. 양평미술협회와 양평어반스케치에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Q. 양평에서 얻는 교감들은?
A. 양평은 물과 산 등 모든 풍경들을 거의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풍요로움과 계절 변화에서 많은 영감과 소재를 만납니다.
Q. 그림을 그려 오면서 변천사나 앞으로 작업 방향은?
A. 유화 물감 냄새가 좋을 정도로 유화에 푹 빠져 그림에 혼신을 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예전의 감성과 끌림 등이 많이 해소되고 그림도 어느 정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즈음 양평으로 이사왔습니다. 새로운 양평의 풍광에 빠지다보니 다시 무언가가 꿈틀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양평미술협회와 양평어반스케치 회원이 돼 그림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누드 크로키와 어반스케치에서 활동합니다. 어반스케치에서 잘 그려야지 하는 것보다, 선을 부드럽게 연결하며 그리는 느낌을 즐기고 스케치하는 데 빠져 열심히 하는 게 행복합니다.
처음 시작했던 게 유화여서 늘 마음 한 쪽이 그쪽에 있는데, 작업실 등 번거로운 게 선 뜻 잘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유화는 늘 마음 속에 숙제처럼 있습니다.
※ 기사의 그림들은 저작권이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