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장애인복지관 드림걸스팀과 바람개비팀이 지난 10월 22일 물안개 공원에 위치한 양평문화재단 작은미술관을 방문했다.
양평생활문화센터 1층 다목적 실에 마련된 대안 경험으로 베리어프리, 관람객 맞춤형, 참여형 워크숍, 감각 개발 워크숍이 준비돼 있어 순조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이날 ‘사라지는 감각을 감각하기’란 주제로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개발하는 워크숍이 진행됐다. 담당자의 요구에 따라 작품마다 주어지는 카드를 따라 전시물들을 관람하면서 작가가 만들어낸 장면을 소리나 동작으로 표현했다. 또한, 물속에 그려진 알 수 없는 기호와 문장을 동작으로 써보는 등 몸으로, 글로, 또는 작은 소리로 작품을 읽는 감상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10개의 채널로 구성된 사운드는 곳곳에 위치한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군데군데 전시된 그림은 완성인 듯 미완성인 듯 칸막이로 쓴 합판이 그대로 노출돼 기존 미술과는 전혀 다른 생경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소음처럼 들리는 기계 음은 흔들리는 나무 틈새로 들여다보고 있는 관객을 마치 신이 된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다른 한편으론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으스스한 음악 소리와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여러 가지 조합을 그려내 순간적으로 오싹한 공포를 주기도 했다.
복도에 전시된 미완성된 건물의 가닥가닥 꼬아 있는 철근과, 건물 위쪽 문 대신 가려놓은 투명 비닐이 계속 펄럭이며 움직이는 모습은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감각을 감각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작은 시선으로, 관객의 발걸음을 몇 번이고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물음에 관객들은 모두 참여자가 되어 자신들의 느낌을 말했다. 참여자 중 레인은 “전시장을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 펄럭대고 있는 저 공사장 건물 위에 투명 비닐 커튼은 마치 3차원 세계로의 통로 같은 생각이 들고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그 문을 통과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펄럭이고 있는 것 아닐까요?”라고 묻고, 작가는 “맞아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라고 답했다. 이곳에서 작가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참여자들의 느낌과 생각이 중요할 뿐이다.
또한 순간순간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장 보드리야르의 말처럼, 우리는 사라지는 과정에서 새로 발생한 먼지들과 미처 사라지지 못한 먼지들을 미세하게 감각할 수 있다.
한편, 배리어프리란 장애인 및 고령자, 임산부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무엇을 이용하는데 제약이 없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