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말 우리글 올바로 쓰고 있는가

 

“그런 마음으로 버텼습니다”라고 말해야 맞다. 사진=이종철, KBS-TV화면 캡쳐

우리가 한국어를 사용할 때 제대로 쓰는 것 같지만 사실 전혀 말이 되지 않는 말을 사용할 때가 너무나 많다. 국어사전에 보면 ‘~같다’는 ‘조사가 붙지 않은 체언에 바로 이어지거나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냄’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명확한 사실에 대해 말할 때도 “~같다”며 추측이나 불확실한 것처럼 말하는 것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예컨대, 지금 비가 내리고 있는 데도, “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다. 특히, 사실을 전해야 하는 직업인들이 추측이나 불확실한 말로 “~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면 ,그 말의 힘은 분명 약해진다.

TV토론이나 인터뷰 내용 등을 듣다보면 말끝마다 “~같습니다”라는 표현을 흔하게 듣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 축구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는 “기분이 좋다”고 해야 맞다. 심지어, 역사적으로 확실한 사건을 얘기하면서도 “한국전쟁은 1950년에 발발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이처럼 잘못된 표현을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이나 북한이탈주민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무심코 여길 일이 아니다.

이밖에도 습관처럼 잘못 사용하는 말이 더 있다. 결혼한 지 수십 년 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우리 신랑’이라고 말하는데, 신랑은 엄연히 갓 결혼한 남편을 표현하는 것이니 ‘우리 남편’이나, ‘내 남편’으로 표현해야 한다. 반대로, 남편이 자기 아내를 ‘우리 신부’라고 부른다면 우스운 표현이 되는 것과 동일하다. 흔히 잘못 쓰는 표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여기 앉으실게요. 앉으시겠습니다.
    (전혀 성립이 안됨) = 여기 앉으세요. 앉아 주세요
  • 제가 아시는 분
    (자신을 높이는 말) = 제가 아는 분
  • 저는 홍길동 교수입니다
    (직함이 뒤에 있으면 자신을 높임) = 저는 교수 홍길동입니다
  • 어르신이 넘어지시지 않으시게…
    (두 번 존칭) = 어르신이 넘어지지 않으시게
  •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계산을 대신 해 준다는 뜻) =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 저는 부인과 10년 전에 결혼해서…
    (‘부인’은 상대방이 존칭으로 사용할 수 있음) = 저는 아내와 10년 전에 결혼해서…
  • 제 남편이 하셨어요
    (남에게 말하면서 자기 남편을 높이는 말) = 제 남편이 했어요
  • (식물이나 물체를 지칭하면서) “얘”나 “쟤”로 호칭 하는 경우
    = ‘얘’는 ‘아이’의 준말이고 ‘쟤’는 ‘저 아이’의 준말로, 사람에게만 사용해야 맞다.
이종철 기자
이종철 기자
23년도, 우연한 기회에 양평 시니어 기자단에서 교육 받고 기자 생활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합류하게 되었고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2 댓글

  1. 어법에 맞지 않는 말들을 별생각없이 듣고 쓰고 했던것이 부끄럽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세요.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