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읍 주민 임윤복(66) 씨는 20여 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자전거로 세계 여행에 도전한 입지전적 인물.
임씨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계기가 돼 전국 일주를 마친 후, 세계 일주에도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0년부터 세계 여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윤복 씨는 “그룹으로 여행한 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떠난 경우도 많았다”며, “지금까지 약 20여 개국을 여행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여행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윤복 씨는 지난 23일 양평군노인복지관 카페에서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기자와 만나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줬다.
다음은 임윤복 씨와의 일문일답.
Q. 본인 소개 좀 부탁합니다.
A. 저는 58년생이고 서울에서 태어나 생활했어요. 양평에서 조경수 사업을 하다가 양평이 자전거 특구로 지정된 걸 알고 이주하게 됐습니다. 조경수 사업을 하다 보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자전거 타기도 좋았어요. 서울에 살 때는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서 활동했지만, 회원들과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개인적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았죠. 이 시기에 전국 일주를 많이 다녔습니다.
Q. 해외여행은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A. 우연히 자전거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분을 만났는데, 이야기를 들으며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2010년에 뜻이 맞는 4명이 모여 처음으로 몽골 여행을 했습니다. 당시 몽골은 너무 좋았어요. 초원을 지나다 게르를 만나면 텐트가 있음에도 굳이 안에서 자라고 할 만큼 인심이 좋았죠. 요즘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전만 못하다고 하더군요.
Q. 특별히 어려웠던 경우는?
A. 러시아에 갔을 때 그룹으로 여행했는데, 실수로 군사작전 지역으로 들어가 경찰에게 붙잡혔어요. 소지품 검사를 받고 곤란했는데, 다행히 한국 영사와 통화해서 풀려났습니다. 그때 우리나라 국력을 실감했어요. 영어로 말해도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 같더군요. 그 일 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Q. 20여 개국을 다니셨다고 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국가는?
A. 쿠바가 참 좋았어요. 공산국가인데도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죠. 당시 한국과 수교 전이었지만 ‘강남 스타일’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정말 좋았습니다. 국민성이 낙천적이고 음악을 좋아해서인지 한국에 대한 호감이 컸어요. 가난한 나라지만 랍스터 정식이 7~8천 원이면 먹을 정도로 저렴했어요. 해안도로를 달릴 때 경치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Q. 에스토니아 여행은 어땠습니까?
A. 자연 환경이 좋지만, 모기가 너무 많았어요. 하루 종일 땀 흘리며 다니다 보니 모기와 벌레들에게 엄청 물렸습니다. 땀 냄새 때문인 것 같아요.
Q. 여행 중 몸이 아파서 고생한 적은?
A. 음식을 조심해서 큰 탈은 없었어요. 상비약도 챙기고 완전 포장된 음식만 먹습니다. 몽골에서는 생수를 샀는데 다음날 침전물이 보여 반품한 적도 있었죠. 현지인들은 괜찮다 해도 조심해야 합니다.
Q. 몽골에서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A. 비가 오면 길 찾기가 어려워요. 차량들이 우회하면서 길이 헷갈리죠. GPS도 안 되던 시절이라 전신주를 따라가거나 태양 방향을 보고 가기도 했습니다. 길을 잃으면 고생이지만, 게르만 찾으면 잘 재워주고 먹여줘서 고마웠습니다. 다만, 화장실은 정말 불편했어요. 수도 울란바토르도 재래식이었으니까요.
Q. 유럽 지역은 어땠습니까?
A. 화장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탈리아 밀라노의 공중 화장실은 돈을 받으면서도 입구부터 냄새가 심했어요. 명품을 만드는 나라라 기대했는데 실망했죠. 반면, 동유럽은 물가가 싸고, 에스토니아의 중세식당은 인상 깊었어요. 중세 복장을 한 직원이 접대하고, 산돼지 고기, 엘크 고기 같은 중세 음식을 내놨는데,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경험은 특별했죠.
Q. 앞으로도 자전거 여행 계획이 있습니까?
A. 2025년에 스페인을 다녀올 생각이에요. 한 달 정도 계획 중인데, 아내가 혼자 가지 말라고 해서 동행할 사람을 찾고 있어요. 나이 또래에 마음 맞는 사람 찾는 게 쉽지 않네요.
임윤복씨는 새해에 만 67세가 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은퇴 후에도 활동적인 노년을 보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선배 시민(Senior Citizen)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반공 이념과 유신 시대를 경험하고, 과밀 인구로 인한 입시와 취업 경쟁을 겪으며 산업화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경제적 성장과 IMF 위기를 극복하며, 이전 세대가 누리지 못했던 사회적 인프라를 체험한 세대다.
이제는 은퇴 후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후배 세대와 공동체를 돌보는 선배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와 진취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다.
임윤복씨처럼 활기찬 노년을 즐기며 경험과 능력을 후배 세대를 위해 아낌없이 나누는 모습은 선배 시민의 진정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의 삶은 우리 사회가 은퇴 이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자존감상실의 우려가 큰 시니어들에게 큰 힘이 될듯한 소식입니다!
감사합니다^^
베이비붐 시대의 멋진분을 잘 소개해 주셨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격려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양평에 아주 멋진 시니어분이시네요 !!
이종철 양평의 기자님 노후를 멋지게 보내고 계십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되시기 바랍니다